맥으로도 이런 대작을 한다고요?
지난 글에서 애플이 최근 게이밍에 얼마나 진심인지 정리해봤는데요, 그 글을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오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맥으로 실제로 할 만한 대작이 뭐가 있는데?"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결국 유저에게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게임이 돌아가느냐 하나뿐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엔 애플 실리콘(M1~M4)을 정식으로 지원하는 굵직한 게임들을 장르별로 정리해봤습니다. 물론 여기 적은 게 전부는 아니지만, "맥으로 게임 할 게 없다"는 말이 이제는 옛말이라는 걸 보여주기엔 충분한 라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애플게이밍위키 기준 2026년 3월 초에 네이티브 애플 실리콘 타이틀만 약 340종이 집계됐다고 하니, 생각보다 판이 많이 커졌습니다.
아래 소개하는 게임은 모두 애플 실리콘 네이티브(정식 이식) 버전이 있는 타이틀 위주로 골랐습니다. 별도 변환 도구 없이 맥에서 바로 설치·실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왜 갑자기 대작이 늘었을까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짚고 가겠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맥용 대작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 라인업이 두툼해졌을까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하나는 애플 실리콘의 성능입니다. M 시리즈로 넘어오면서 통합 메모리와 GPU 성능이 크게 올라, 개발사 입장에서 "맥에서도 돌릴 만하다"는 판단을 내릴 근거가 생겼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식 부담의 감소입니다. 애플이 Metal과 게임 포팅 툴킷을 계속 손보면서, 윈도우 게임을 맥으로 옮기는 비용과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대형 퍼블리셔들이 하나둘 맥판을 내놓기 시작한 겁니다.
물론 아직 모든 게임이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할 게임이 아예 없다"는 시절은 확실히 지났습니다. 그럼 장르별로 하나씩 보겠습니다.
RPG·오픈월드 — 시간 순삭 대작들
가장 무게감 있는 장르부터 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런 게임이 맥에서 돌아간다고?" 싶었을 타이틀들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 얼티밋 에디션
2025년 7월 맥으로 정식 출시된 대표주자입니다. M1에서는 약 30fps, M3 프로 이상에서는 약 60fps를 목표로 하고, MetalFX 업스케일링과 공간 음향까지 지원합니다.
발더스 게이트 3
방대한 분량의 정통 RPG인데, 애플 실리콘에서 상당히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컨트롤러만 있으면 소파에서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2025년 3월 출시작으로,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최신작입니다. 미라지, 발할라 같은 전작들도 맥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
코지마 히데오 특유의 감성 오픈월드를 맥에서, 그것도 MetalFX 지원으로 쾌적하게 돌릴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이 목록에 발더스 게이트 3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제 맥도 되는구나" 싶더라구요. 이 정도 규모의 게임이 네이티브로 굴러간다는 건 확실히 상징적입니다. 이런 대작 오픈월드는 플레이 타임이 워낙 길어서, 발열과 배터리 관리만 신경 쓰면 맥북 하나로도 충분히 긴 호흡의 게임 생활이 가능합니다.
액션·호러 — 카트라이지 없이 즐기는 명작
캡콤이 맥 게이밍에 은근히 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대거 애플 실리콘을 지원하거든요. 한 시리즈의 여러 편이 한꺼번에 맥으로 넘어온다는 건, 그만큼 개발사가 맥 플랫폼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시리즈 주요 넘버링과 리메이크작이 애플 실리콘 네이티브로 나와 있습니다. 특히 리메이크작들은 그래픽 완성도가 높아 맥의 GPU 성능을 체감하기 좋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
1인칭 시점의 시리즈 8편으로, 눈 덮인 유럽풍 마을을 무대로 합니다. 고딕풍 분위기와 개성 강한 적들이 인상적입니다.
레지던트 이블 4 리메이크
2005년 원작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리메이크입니다. 레온이 사교 집단에 맞서는 오버숄더 액션 호러로, 시리즈 입문작으로도 손색없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2 리메이크
라쿤시티 경찰서를 무대로 한 2019년 리메이크로, 좀비 아포칼립스 특유의 밀도 높은 긴장감이 살아 있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3
질 발렌타인이 추격자 네메시스를 피해 라쿤시티를 탈출하는 이야기로, 속도감 있는 전개가 특징입니다.
호러 액션을 좋아하신다면, 이 캡콤 라인업만으로도 한동안은 심심하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엔 리메이크작 특유의 정교한 조명과 질감이 맥의 디스플레이와 잘 어울려서, 오히려 몰입감이 더 좋게 느껴지더라구요.
인디·전략·서바이벌 — 가성비 좋은 몰입감
대작만 게임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맥에서 부담 없이 오래 붙잡게 되는 건 이런 타이틀들일 때가 많습니다.
하데스 II
슈퍼자이언트 게임즈의 로그라이크로, 출시 초기부터 애플 실리콘을 네이티브 지원한 케이스입니다. 발열·배터리 부담이 적어 맥북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노 맨즈 스카이
우주 탐험·기지 건설·크래프팅을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 꾸준한 업데이트로 볼륨이 계속 커지고 있고, 맥 네이티브 지원도 안정적입니다.
스트레이
사이버시티를 고양이가 되어 탐험하는 그 게임, 맥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아 입문용으로도 좋습니다.
프로스트펑크 2
혹독한 도시 생존 시뮬레이션의 후속작으로, 스팀과 맥 앱스토어 양쪽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토탈 워: 워해머 III
워해머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한 전략 대작으로, 턴제 경영과 실시간 대규모 전투가 맞물립니다. 방대한 진영과 유닛 구성이 매력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블리자드의 대표 MMORPG입니다. 광활한 세계와 꾸준한 확장팩으로 여전히 건재한 스테디셀러입니다.
전략과 MMORPG 쪽 대표 주자도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대작 전략·MMO는 코어가 넉넉한 M2 프로·M3·M4 계열에서 훨씬 쾌적합니다.
곧 맥으로 넘어올 기대작들
지금 즐길 수 있는 것만큼 중요한 게 앞으로 채워질 라인업입니다. 2026년에는 맥으로 이런 타이틀들이 예정되어 있거나 논의되고 있습니다.
크로노스: 더 뉴 던 (Cronos: The New Dawn)
블루버 팀이 선보인 서바이벌 호러로, 시간여행 설정과 포스트 아포칼립스 분위기가 어우러진 신작입니다.
히트맨: 월드 오브 어쌔시네이션 (HITMAN World of Assassination)
에이전트 47이 되어 넓은 샌드박스 무대에서 창의적으로 암살을 완수하는 잠입 액션의 대표작입니다.
붉은 사막 (Crimson Desert)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광활한 대륙을 배경으로 한 국산 기대작입니다.
인조이 (InZOI)
크래프톤이 선보인 인생 시뮬레이션으로, 극사실적인 그래픽 덕에 '심즈'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중 몇 개만 실제로 넘어와도 맥 게이밍의 체감 라인업은 또 한 번 두툼해질 겁니다. 다만 이런 예정작들은 개발사 사정에 따라 일정이 밀리거나 이식이 취소될 수도 있으니, 확정 출시 전까지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애플이 게임 포팅 툴킷으로 이식 문턱을 계속 낮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예정작 목록 자체가 더 길어질 거라는 기대는 해볼 만합니다.
내 맥에서 되는지 확인하는 법
라인업이 아무리 좋아도 내 맥에서 쾌적하게 돌아가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몇 가지만 체크해두시면 실패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칩과 램 확인: 대작일수록 M2 프로·M3·M4처럼 GPU 코어가 넉넉한 칩에서 유리합니다. 램도 16GB 이상을 권장하는 타이틀이 많습니다.
- 네이티브 여부 확인: 앱스토어·스팀 상세 페이지나 애플게이밍위키에서 애플 실리콘 네이티브 지원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 MetalFX 지원 여부: 프레임을 끌어올려주는 기능이라, 지원 게임이라면 성능·발열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같은 게임이라도 M1과 M4의 체감 차이는 꽤 큽니다. 사이버펑크 2077처럼 요구 사양이 높은 대작을 노린다면, 내 맥이 목표 프레임을 낼 수 있는 칩인지 먼저 확인하고 구매·설치하시길 권합니다.
마무리
정리해보면, 이제 맥에서도 발더스 게이트 3·사이버펑크 2077 같은 대작부터 하데스 II·노 맨즈 스카이 같은 몰입감 좋은 타이틀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라인업의 두께가 확연히 달라졌네요.
물론 아직 윈도우만큼 모든 게임이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맥으로 할 게임이 없다"는 이유로 게임을 포기하셨던 분이라면 이제는 목록을 한 번 훑어볼 만합니다. 혹시 맥으로 재밌게 즐긴 게임이나 추천하고 싶은 숨은 명작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맥 게이밍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그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이 궁금하다면 지난 글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